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최성용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조현수 교수 연구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혈액암 다중 진단을 위한 복잡한 실험 과정을 자동화하는 3D 프린팅 기반 실험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액체 핸들링은 생명과학, 분석화학, 환경과학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필수적인 실험 과정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마이크로피펫을 사용한 수동 액체 처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노동집약적일 뿐만 아니라 많은 샘플을 처리해야 하는 복잡한 실험에서는 피펫팅 오류로 인해 신뢰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실험 자동화가 있다. 실험 자동화를 이용하면 오차를 최소화하고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많은 샘플을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다. 다만 로봇 기반의 자동화 장비는 고가의 비용과 특정 작업에만 최적화된 성능 때문에 일반 실험실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 연구팀은 복잡한 로봇 장비가 필요 없는 3D 프린팅 기반의 실험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시약을 분배·흡입할 수 있는 미세유로와 마이크로웰에 병렬 다중 피펫 구조로 구성된 마이크로 플레이트 뚜껑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것이다. 시약의 주입과 흡입은 소형 다이어프램 펌프를 마이크로콘트롤러로 정밀 제어해 30초 이내에 마이크로웰 세척을 달성하며 시약 주입과 흡입을 동시에 진행해 마이크로웰이 마르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팀은 기존 혈액암 진단 기술인 4D 디지털 회전환 증폭(4DRCA) 분석에 특화된 3D 프린팅 실험 자동화 장치를 설계했다. 이를 이용해 항체 인큐베이션·세포 고정화·핵산 증폭·프로브 혼성화 등의 복잡한 실험 과정을 자동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세포에서 발암 단백질 및 전사체 마커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최성용 교수 연구팀과 조현수 교수 연구팀의 연구로 개발된 3D 프린팅 액체 처리 시스템은 고비용의 복잡한 로봇 시스템 없이도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실험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앞으로 다양한 생화학 분석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4DRCA에 응용돼 향후 암 진단 및 치료 반응 예측을 위한 임상 진단 자동화에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중견연구과제, 미래융합파이오니어사업, 선도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Automation of 3D digital rolling circle amplification' 라는 논문의 제목으로 국제 저널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지난 16일에 온라인 게재됐다.